가평 UFO,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미확인비행물체 사진
정말 오래된 사건입니다.
가을 어느날의 풍경을 찍은 사진기자의 사진한장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입니다.
29년 전, 경기도 가평에서 마당에 앉아 타작질 하던 노부부를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데 지붕위쪽으로 펼쳐진 파란 하늘위로 반짝 빛나는 흰 물체가 지나가는 것이 사진에 찍혔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찍힌 UFO 사진 중 가장 선명하게 찍힌 편인 가평 UFO가 등장한 사건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진짜 UFO냐, 아니냐로 떠들썩했고 당시 뉴스에 도배될 정도였습니다.
1995년 9월4일, 경기도 가평을 찾은 문화일보 김선규 사진기자는 가을날 정취를 담으려 여기 저기 시골을 찾아 다닐때였습니다.
무작정 회사를 나선 그는 취재 차량 운전 기사에게 '동쪽'을 외쳤다고 합니다.
전날 꿈에 조상님들이 나와서 '동쪽'으로 가라고 해서 무작정 동쪽을 찾다가 도달한 곳이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였다고 합니다.
오후 2시40분, 김 기자는 마침내 가을 사진의 주인공을 찾았고, 집 앞 마당에서 참깨를 타작하던 노부부를 마주한 것입니다.
참깨를 타작하면서 부부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평화롭기 그지없었고 그렇게 그가 원하는 사진을 찾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타작질을 하는 찰나를 정확하게 포착하기 위해 연사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연사는 0.2~0.3초 간격으로 사진을 계속 찍는 것이었고 그렇게 찍은 사진은 지금과 다르게 인화라는 과정을 거쳐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러자 사진 오른쪽 귀퉁이에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연사를 했기때문에 몇초간격으로 찍었고 첫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에는 아무 이상이 없이 파란 하늘이 찍혔지만, 두 번째 사진에서만 오른쪽 구석에 하얀 물체가 촬영됐습니다.
"사진에 조작은 없었다" 전 세계가 인정한 UFO 사진
당시 이 사건은 이슈가 되었고, 사진을 촬영한 기자는 군에 가평 지역의 비행 여부를 확인했지만 비행금지 구역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논쟁 끝에 사진 촬영 이틀 뒤인 1995년 9월6일 문화일보는 신문 1면에 해당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같은 날 KBS에서도 '경기도 가평에서 UFO 나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맹성렬 당시 한국 UFO연구협회 부장은 "사진 전문기자가 촬영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연속사진이라 0.3초 전에 찍은 사진이 있어서 조작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서 신빙성 있는 UFO 사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을 촬영한 김 기자가 당시 "뭔가 반짝하는 느낌이 들면서 순간 어지러웠다"고 증언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KBS는 UFO 진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KBS 스페셜팀의 의뢰로 코닥 본사에서 사진의 조작 여부, 촬영된 물체의 정체에 대해 조사를 했고, 코닥뿐만 아니라 국내외 UFO 연구 단체 및 학술단체, 심지어 프랑스 국립 우주 연구 센터(CNES)까지 사진 검증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코닥 본사는 사진에 어떠한 인위적인 조작도 없었다고 확인했습니다.
한국 UFO 연구협회에서는 사진 속 비행 물체가 직경 100m, 고도 4~5㎞, 초속 4㎞로(시속 1만4400㎞) 비행 중이라고 결론 내렸고, 프랑스 국립 우주센터는 직경 450m짜리 물체가 고도 3500m에서 초속 108㎞로(시속 38만8800㎞) 비행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에 찍힌 물체는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잔상과 베이퍼 현상(기체 주변의 수증기가 응축하면서 위로 솟아올라 분출되는 현상)까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권위 있는 UFO 전문가들이 "UFO가 맞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논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속 물체가 UFO가 맞고, 초속 108km의 속도였다면 그 일대가 초고속 비행물체로 인한 충격파 때문에 엄청난 굉음, '소닉붐'이 발생했어야 맞다는 주장입니다.
사람의 귀에 소닉붐이 그대로 닿는다면 유리창이 깨지고, 귀에 강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기자나 노부부가 멀쩡할 리 없다는 것입니다.
또 비행물체가 아닌, 새나 타작질에 튕겨나간 곡식, 날벌레가 촬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후 2023년 황민구 법 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이 사진 속 비행물체에 대해 '새'라고 단정 짓기도 했습니다.